2015/03/02

아버지가 생각났다.

어릴적에 공무원이셨던 아버지가 어느날 진급 시험 준비하시던 것을 포기하시겠다고 선언하셨다. 앞뒤의 맥락은 모두 지워져버렸지만 그 선언 자체와 그 때 아버지가 40대 중반 정도였던 것만 기억에 남아있다.

언젠가부터 눈이 시원치 않아지고 있다. 글씨가 작은 명함에 고전할 정도는 아니지만 몸의 컨디션에 따라서 보이는 것에 차이가 크게 생긴다. 몸이 피곤해지는 저녁이면 뭔가를 본다는 것이 많이 불편해진다. 노안이 진행되는 모양이다.

주말에 문뜩 아버지가 그 선언을 하신 것이 눈이 나빠진 것 때문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뒤가 아버지 기일이다. 아버지계신 납골당에 예쁜 조화라도 붙여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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